랩딥과 컬러 컨펌
원단 에이전트의 일은 색을 맞추는 데서 시작합니다. 그런데 색 하나 확정하는 데 몇 주가 걸리기도 합니다. 왜 그런지, 그 시간을 어디서 줄일 수 있고 어디서는 줄이면 안 되는지 적었습니다.
왜 화면으로는 안 되나
모니터와 휴대폰은 빛으로 색을 내고, 자재는 빛을 반사해서 색을 냅니다. 같은 파일을 열어도 기기마다 다르게 보이고, 실물은 그것과 또 다릅니다. 그래서 색은 화면이 아니라 실물로 확정합니다.
실물끼리도 문제가 있습니다. 같은 색이 형광등 아래와 햇빛 아래에서 다르게 보이는 일이 있습니다. 배합이 다른 두 자재가 한 조명에서는 같아 보이다가 다른 조명에서 갈라지기도 합니다. 그래서 어떤 조명 아래에서 맞출지를 먼저 정해 둬야 뒤에서 말이 안 엇갈립니다.
랩딥이 무엇인가
랩딥(lab dip)은 공장 실험실에서 소량 배합으로 뽑은 색 견본입니다. 본생산 설비를 돌리기 전에 손바닥만 한 조각으로 색부터 맞춰 보는 것입니다.
보통 이렇게 돕니다.
- 레퍼런스를 보냅니다. 팬톤 번호, 실물 조각, 사진 무엇이든 됩니다.
- 공장이 배합을 잡아 랩딥을 뽑아 보냅니다. 한 색에 두세 가지 안이 오기도 합니다.
- 실물을 보고 지시를 보냅니다. 더 붉게, 더 어둡게, 광을 죽여서.
- 수정 랩딥이 다시 옵니다. 승인이 날 때까지 이 왕복을 반복합니다. 보통 두세 번입니다.
왕복 한 번에 뽑는 시간과 국제 운송이 붙기 때문에 여기서 몇 주가 갑니다. 색 확정이 오래 걸리는 이유의 대부분이 이 왕복 횟수입니다. 그래서 처음 보내는 레퍼런스가 정확할수록, 그리고 수정 지시가 구체적일수록 빨리 끝납니다.
스탠다드: 같은 것을 들고 있어야 한다
랩딥이 승인되면 그 조각이 스탠다드(색 기준)가 됩니다. 잘라서 양쪽이 나눠 갖습니다. 이후 벌크 생산분은 이 스탠다드에 대조해서 판정합니다.
이 단계를 건너뛰면 벌크에서 색이 달라졌을 때 기준이 없습니다. 바이어의 기억과 공장의 기억이 다투게 되고, 판정할 실물이 없으니 결론이 안 납니다. 스탠다드는 그 다툼을 없애는 장치입니다.
자주 나는 색 문제
| 증상 | 원인 | 대응 |
|---|---|---|
| 받아 보니 화면과 다르다 | 화면은 발광, 실물은 반사 | 화면 컨펌을 최종으로 삼지 않는다. 실물 랩딥으로 확정 |
| 로트마다 미묘하게 다르다 | 배합과 설비 조건의 편차 | 스탠다드와 허용 범위를 정해 두고 로트마다 대조 |
| 조명에 따라 달라 보인다 | 광원에 따른 색 변화 | 판정 조명을 미리 합의하고 같은 조명에서 본다 |
| 벌크가 랩딥과 다르다 | 실험실 배합과 본생산 조건의 차이 | 벌크 첫 롤을 스탠다드에 대조한 뒤 본생산 진행 |
실무에서는 이렇게 합니다. 팬톤 번호가 없어도 됩니다. 실물 조각이나 사진을 주시면 저희가 컬러카드에서 짚어 후보를 좁히고, 랩딥 왕복과 수정 지시를 대신 돌립니다. 급한 오더일수록 이 단계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, 여기서 아낀 며칠이 벌크 사고로 돌아오면 몇 주를 잃습니다. 줄일 곳은 왕복 횟수이지 단계가 아닙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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